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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Precision]

CH Precision A1 Mono - CH 프리시전 A1 Mono (하이엔드 오디오 파워앰프)
판매가격 : 78,000,000
적립금: 0
제조사: CH PRECISION
브랜드: CH Precision [브랜드바로가기]
제품상태:
:
총 금액 :

상품정보고시 상품정보고시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름)
품명 및 모델명 A1 제품구성 본체, 메뉴얼, 부속품
품질보증기간 구입일로 1년무상 AS 동일모델의 출시년월 20131201
AS책임자/전화번호 디자인&오디오/02)02-548-7901 제조자/수입자 CH PRECISION/디자인&오디오
주문 후 예상 배송기간 1일 ~ 3일 제조국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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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하단 스팩 내역 참조 전기안전인증 -
재질 기타 기타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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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기를 만났을 때, 왜 이렇게 작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CH Precision이라는 회사는 일종의 통일된 디자인을 추구하기 때문에, 본 기만 하더라도 다른 컴포넌트와 일관된 외관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크기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가격대를 생각하면 좀 왜소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본 기를 집어 들려고 하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니 뭐 이런 게 다 있어 싶을 정도로 무겁고 또 단단했다. 무슨 바위덩어리나 쇳덩어리라 해도 좋을 정도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무게가 무려 43Kg이나 한다. 최소 두 명의 성인이 달려들어야 안정되게 들 수 있는 무게인 것이다.

자고로 파워앰프의 경우, 클수록 또 무거울 수록 좋은 법이다. 이것은 일종의 상식에 속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작고 가벼워도 성능이 좋은 제품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단, 본 기는 겉에서 보는 것만큼 작지도 않다. 안 길이가 깊고, 수많은 부품으로 꽉 차 있어서, 이렇게 컴팩트하게 줄였을 뿐, 실제 내용을 보면 이보다 훨씬 크다고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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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앰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무엇일까? 바로 발열이다. 특히 과열될 경우, 출력단에 쓰인 트랜지스터가 손상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와 연결된 스피커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심하면 파워앰프와 스피커를 동시에 날려버릴 수도 있다. 그럼 왜 그렇게 열이 중요할까 의문이 될 법도 하다. 정말로 중요하다. 바로 음의 왜곡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1980~90년대만 해도 클래스 A 앰프의 전성기여서, 회로 그 자체의 장점에만 치중했다. 회로가 좋으니 당연히 음이 좋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러다 열이 얼마나 치명적인 왜곡을 초래하는지 밝혀지면서, 서서히 클래스 A의 전성기는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 대신 발열의 걱정이 덜한 클래스 AB 내지는 클래스 D가 각광받게 된다. 그러나 이것만 갖고 과거 클래스 A가 들려줬던 세계를 재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한 걸음 더 나아간단 말인가?

이와 관련해서 본 기는 바이어스 처리 능력에 탁월한 기술을 개발했다. 아니 TR에도 바이어스 조정이 필요한가 싶지만, 앰프가 과열될 경우 바이어스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TR의 사망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대참사가 기다리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특별한 회로가 고안된 것이다. 그러므로 본 기는 클래스 AB 방식으로 설계되었지만, 통상의 바이어스 보상 회로를 가진 클래스 A보다 음질이 더 뛰어나다고 자평할 수 있는 것이다.

본 기의 전면에 큼직한 디스플레이 창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 0.0 단위로 출력이 얼마나 되는지 리얼타임으로 표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0.1이나 0.2가 뜨다가 갑자기 41.2 하는 식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입력되는 음성 신호의 크기에 따라 출력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과열 상태가 될 경우, 내부에 있는 작은 냉각 팬을 돌린다. 그래서 신속하게 앰프의 온도를 내리는 것이다. 바로 이런 고안이 좀 전에 소개한 냉각 장갑과 다르지 않아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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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Precision A1 Power Amplifier

본 기의 최대 미덕은 다양한 쓰임새에 있다. 대개 우리가 파워앰프를 구매할 경우, 스테레오 혹은 모노 블록이라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본 기는 정말 쓰기 나름이다. 우선 가장 쉽게 사용하는 방법은 스테레오로 쓰는 것이다. 출력으로 말하면 채널당 8오옴에 100W. 통상의 스피커를 준수하게 울릴 수 있는 스펙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멀티 앰핑으로 쓰고 싶을 수가 있다. 말하자면, 하나의 채널을 둘로 나눠서 두 개의 앰프로 구동하고자 할 때, 이 또한 가능하다. 하나의 앰프에 두 개의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모노럴 방식으로 쓸 수도 있고, 브릿지 모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브릿지 모드는 채널당 8오옴에 350W 출력이 나온다. 즉, 두 개를 사서 각각을 브릿지 모드로 하는 것으로, 이 정도 출력이면 어지간한 스피커는 모두 구동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 것은, 입력단의 옵션이 여러 가지 제공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자의 상황에 맞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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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Precision A1 Power Amplifier

구동 이야기가 나왔으니,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감도가 높은 스피커가 있고 반대로 감도가 나쁜 스피커가 있다. 또 시청실이 좁은 경우도 있고 또 넓은 경우도 있다. 이를 대비해서 본 기는 게인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총 24dB가 제공되는데, 이를 0.5dB 단위로 조작할 수 있다. 만일 풀 레인지나 혼 타입의 경우라면 게인을 낮춰야 하고, 반대로 감도가 90dB 이하로 떨어질 경우 게인을 올려야 한다. 이것은 자신의 룸 환경에서 들어가며 조절해야 한다. 이와 관련되어 글로벌 피드백의 조절도 흥미롭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앰프의 디자인이라면, 피드백을 일체 걸지 않는 것이다. 본 기 역시 그런 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매칭되는 스피커에 따라 피드백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대목에서 본 기는 0부터 시작, 20, 40, 60, 80 그리고 100%까지 피드백의 조정이 가능하다. 그간 수많은 파워앰프를 만났지만, 이런 서비스는 처음이어서 당황할 정도다. 또 그 선택이라는 것은, 역시 집에서 자기의 스피커에 걸고 들어가면서 체크하는 편이 좋다. 0이 좋기는 하지만, 꼭 정답이 아닌 게 오디오의 세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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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Precision A1 Power Amplifier 후면

본 기의 출력은 8오옴에 100W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스피커의 구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 수치를 훨씬 상회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튼실한 전원 트랜스를 꼽고 싶다. 무려 1,200VA급으로, 어지간한 대출력 파워 못지 않다. 이를 완전 실드 처리해서 별도의 챔버에 집어넣은 만큼, 일체의 전자기 누설이 있을 수 없다. 철저하게 회로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처리된 것이다.

파워앰프의 목적은 아주 단순하다. 음성 신호를 보존해서 증폭하는 것으로, 거기에 일체의 첨가나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말이 쉽지, 실제 만드는 데에 있어선 숱한 난관이 뒤따른다. 거기에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첨가하고 또 향후 펌웨어 업그레이드까지 제시한다는 것은, 어쨌든 지금 이 시대에 무척이나 요긴한 제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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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연 시스템으로 CH Precision 풀셋과 윌슨베네시 카디널을 사용했다

그럼 본격적인 시청으로 들어가보자. 스피커는 윌슨 베네시의 플래그십인 카디널을 사용했고, 나머지는 D1, C1, A1에 X1까지 동원한 CH 패밀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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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놀란 것은 CH Precision과 카디널의 빼어난 매칭이다.
서로의 장점이 잘 융합되어, 상당히 해상도가 높고, 다이내믹하면서,
따스한 질감을 갖고 있으며, 말러에서 그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정명훈 지휘의 말러 교향곡 2번 1악장. 우선 놀란 것은 CH Precision과 카디널의 빼어난 매칭이다. 서로의 장점이 잘 융합되어, 상당히 해상도가 높고, 다이내믹하면서, 따스한 질감을 갖고 있으며, 말러에서 그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저역이 완전히 제어가 되어 오케스트라의 투티가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또 스무스하다. 일체의 억지가 없다. 또 고역의 아름다움은 특필할 만해서, 바이올린군이 그려내는 우아하면서 퇴폐적인 세계가 여지없이 나온다. 말러의 복잡하고, 정밀한 구성이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되는 경우가 없었으므로, 상당히 신선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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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가 서서히 밀려올 때, 그 압박감이 대단하다.
또 악단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전 대역이 통일감을 갖고 다가온다.
풍윤하면서 온기가 있고 또 럭셔리한 느낌은 이 조합의 최대 장점.

이어서 무터, 요요마 등이 함께한 카라얀 지휘의 베토벤 트리플 콘체르토. 초반에 오케스트라가 서서히 밀려올 때, 그 압박감이 대단하다. 또 악단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전 대역이 통일감을 갖고 다가온다. 풍윤하면서 온기가 있고 또 럭셔리한 느낌은 이 조합의 최대 장점. 때문에 무터의 바이올린이 아무리 달려들어도 시끄럽지 않고, 첼로의 그윽하고 진중한 느낌도 잘 살아 있다. 3개의 솔로 악기가 명확히 구분되면서, 각자의 음색으로 다가오는 대목은 가볍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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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존재감이 각별하다.
바로 요 앞에 있는 듯, 살아 숨쉬는 음이 나온다.
이것은 라이브 내지는 최소한 LP 정도를 동원해야 가능한 음이다.

쥬얼의 <Day Water>는 초반에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 잔잔히 시작한다. 그런데 목소리의 존재감이 각별하다. 바로 요 앞에 있는 듯, 살아 숨쉬는 음이 나온다. 이것은 라이브 내지는 최소한 LP 정도를 동원해야 가능한 음이다. 그런데 CD로 이런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이윽고 다양한 악기들이 등장해 몰아칠 때에도 스피커는 아주 태연하다. 아니 기분 좋게 노래하고 있다. A1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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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드럼을 칠 때 가볍게 바닥을 진동하는 느낌이나
심벌즈를 때릴 때의 파괴력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 마구 질주할 때의 기타도 음 하나하나가 또렷이 포착되고,
보컬의 활기 넘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Since I've Been Loving You>. 일단 드럼부터 박력만점. 킥 드럼을 칠 때 가볍게 바닥을 진동하는 느낌이나 심벌즈를 때릴 때의 파괴력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 마구 질주할 때의 기타도 음 하나하나가 또렷이 포착되고, 보컬의 활기 넘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분명 록 음악이지만, 거칠거나 왕왕거리는 쪽은 아니고, 정교하게 다듬어져서 전체적으로 오소독스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런 고급스런 느낌도 나쁘지 않다. CH Precision과 카디널의 궁합은 여러모로 실보다 득이 많다고 하겠다. 그 중심에 A1이 있다.

Written by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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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약 25년 전의 일이다. 스위스의 제네바 호수를 끼고 그림같은 절경을 자랑하는 작은 마을이 하나 있다. 그 이름은 베베(Vevey). 여기에 선배의 손에 이끌려,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이는 청소년 한 명이 오디오 숍에 들어섰다. 사실 고작 2천 명 정도의 인구에 불과한 이 마을에서 이런 전문적인 오디오 숍은 좀 과분한 존재. 그러나 제네바와는 고작 2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실질적인 고객은 거기에 더 많았다. 영업에 큰 문제가 있는 상태는 아닌 것이다.
  
아무튼 이 젊은이는 처음 제대로 된 오디오로 음악을 들었다. 그것은 온 감각과 정신을 일깨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프랑스의 리드(Leedh)에서 만든 CDP에 클라세 앰프를 연결해서 마틴 로건을 구동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오디오로 재생되는 음이 실연 못지않게 얼마든지 훌륭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그보다 두 살 더 많은 선배의 경우, 어느 정도 오디오에 조예가 있었다. 그러나 설마 하고 데려간 이 체험이 후배의 삶을 통째로 바꾸게 될지 몰랐으리라. 아니, 그 또한 큰 영향을 받을 줄 몰랐다.
  
그 후 25년이 흐른 지금, 두 사람은 당당히 CH 프리시젼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배가 티에리 히브(Thierre Heeb)이고, 후배는 플로리안 코시(Florian Cossy). 해외 오디오 쇼나 국내 방문은 주로 플로리안의 몫이어서, 아무래도 우리에게 친숙한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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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Precision의 공동대표인 플로리안 코시(Florian Cossy)와 티에리 히브(Thierre Heeb)


당시 플로리안의 꿈은 물리학자였다.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 연구소 같은 곳에서 일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체험 이후 자연스럽게 전자 공학을 함께 병행하게 되었다. 물론 집에 오디오 시스템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종의 장전축에 불과해 본격적인 오디오적 쾌감을 얻기에는 터무니없었다. 그래도 꾸준히 음악을 즐겨온 것은 사실. 아무튼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오디오파일이 되기에 이른다.

이윽고 대학을 로잔공대에 있는 폴리테크니컬에 가면서, 그 한편으로 흥미로운 아르바이트도 병행하게 된다. 바로 오디오 수리다. 특히, 레가와 서그덴을 수입하는 회사를 알게 되어, 이쪽 제품을 많이 수리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번 돈으로 꿈의 오디오를 장만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서그덴에서 나온 CDP와 앰프에 프랑스의 아페르투라에서 나온 스피커. 당시에는 주로 도어스, 클래쉬, 핑크 플로이드, 제네시스 등을 많이 들었고, 지금은 다양하게 듣는 편이다.
  
졸업 후, 운명처럼 골드문트에 지원하게 되고 당연히 입사하게 된다. 왜 운명이냐 하면, 이미 티에리가 그보다 두 달 빨리 입사해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살이나 더 많은 티에리의 경우 입사가 다소 늦어진 것은, 스위스에서 실시하고 있는 징병제를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1996년에 입사한 이후, 처음 손댄 제품은 미메시스 29.4. 이후 미메시스의 27, 28에 SRM 2와 같은 제품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22를 마지막으로 2000년에 퇴사하게 된다. 왜 그랬을까?
  
사실 그곳에는 엔지니어로서 뭔가 창조적인 기획을 하기가 힘들었다. 이미 성공한 시리즈의 후속작을 만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전작의 울타리 안에 갇힐 수밖에 없다. 미메시스 22의 전신엔 2가 있고, 29에는 9가 있는 식이다.
  
또 당시 디지털 쪽에 흥미로운 기술이 많이 나와 이런 쪽에 손을 대고 싶었지만, 아직 골드문트에서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쪽으로 뭔가 많은 시도를 하고 싶었던 티에리와 플로리안은 결국 독자적인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으니, 그게 바로 전설적인 애너그램이다. 왜 전설적이냐 하면, 2000년대 초 정말 많은 회사들이 애너그램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오디오 에어로, 솔루션, 카멜롯 테크놀로지 등 여러 회사들이 자문을 구하거나 혹은 설계를 부탁했다. 그밖에도 많은 회사들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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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에리가 개발한 애너그램의 업샘플링 모듈, Q5. 현재 애너그램 테크놀로지는 영국의 캠브리지 오디오로 인수되었다.
  

여담이지만, 플로이안과 티에리가 퇴사한 이후, 골드문트는 라파엘 파쉬(Rafael Pasche)를 고용해서 텔로스 시리즈를 만들게 된다. 지금, 라파엘도 CH의 일원이 되었다.
  
아무튼 수학을 전공했던 티에리는 디지털 도메인에 무척 강하다. 반면 전자공학과 물리학을 한 플로리안은 컨버터 프로세스나 아날로그쪽이 밝다. 회로 디자인도 최상급이다. 이 두 천재의 만남은, 오디오계 전체를 발칵 뒤집을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런 오디오쪽 OEM만 맡아서 한 것은 아니다. 모바일이나 텔레콤 계통의 회사들과 연계해서 새로운 칩을 설계하거나 세미 컨덕터를 개발하는 등, 무척 전문적인 일도 맡아서 했다. 그러므로 당시 CES나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특정 업체가 신제품을 런칭할 경우, 그 핵심 기술을 고안한 티에리나 플로리안이 세미나를 진행하는 일도 왕왕 있었다. 
  
그 와중에 창업한 오르페우스는 일종의 보너스. 왜 그런가 하면, 특정 고객이 회사를 방문했다고 했을 때, 실제 그들의 실력을 보여줄 제품이 필요했다. 일종의 쇼 케이스와 같은 성격이었다. 한데 갑자기 오르페우스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났다. 순식간에 많은 오더가 들어온 것이다. 정말 두 사람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천국과 같은 상황에서 지옥도 함께 있었다. 기본적으로 엔지니어이며 학자 출신인 두 사람인지라, 셈에 어둡다고나 할까? 아무튼 재정 상황이 그리 좋지 못했다. 애너그램만 해도 13명의 인원을 고용했는데, 모두 수준급의 엔지니어들이라 봉급이 엄청났다.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계속 OEM를 따와야만 했다. 그러다 하는 수 없이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게 되었는데, 그들이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는 이래라 저래라 간섭이 심해진 것이다. 
  
계속된 갈등이 이어졌고, 조금씩 지쳐갔다. 결국 두 사람은 미련없이 회사를 매각하고 나왔다. 그냥 하이테크한 일을 OEM으로 받아서 하자, 뭐 그런 결심으로 ABC PCB를 만든 것이다. 그게 2005년의 일이다. 일종의 자유를 얻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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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다. 그 후 가끔 CES며 뮌헨이며 도쿄 등을 방문할 때마다 일본의 대표적인 수입상에서 계속 청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스텔라복스 재팬을 운영하는 니시가와 상. 사실 그의 안테나에 잡힌 브랜드는 항상 성공을 했다. 그의 감각이며 판단은 거의 신적이라고 할까? 오디오계의 숨은 마이다스라 해도 무방하다. KBO에 야신이 있다면, 오디오계엔 니시가와상이 있는 것이다.
  
이미 골드문트 시절부터 두 사람의 재능을 익히 알아온 그가 계속 요청한 것이다. “언제 당신들만의 오디오 회사를 차릴 겁니까” 그럴 때마다 그들의 답은 항상 똑같았다. “관심 없어요.” 뭐 그런 일이 몇 년째 반복이 되었다. 
  
그러다 조금씩 OEM의 일에 지치고, 뭔가 자신들만의 오디오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슬금슬금 내부에서 자라나기에 이르렀다. 결국 2008년에 니시가와상의 요청을 수락하기에 이른다. 당시 아무런 설계나 계획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선뜻 니시가와상은 뭐든지 만들면 가져가겠다는 약속을 했다. 어쩔 수 없이 뭐라도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이래서 1년 반의 기간에 걸쳐 연구한 끝에 D1이 나왔다. 정식으로 세상에 소개된 것은 2011년으로, 이후 한 해에 하나씩의 페이스로 계속 신작이 나오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튼 CD 및 SACD 트랜스포트인 D1은 이후 전문적인 DAC이면서 프리 기능을 갖춘 C1이 이듬해에 나옴에 따라 디지털 소스쪽에 방점을 찍게 되었다. 이후 파워라던가 프리앰프 등 다양한 제품군이 뒤따른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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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Precision의 창립작인 SACD트랜스포트 D1과 오디오 컨트롤러 C1


사실 이미 애너그램이며 오르페우스에 여러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 지라, 과연 CH에서 뭐 새로운 게 나올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애너그램이 나온 이후 약 10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CH가 나왔다. 그 사이 달라진 디지털 환경을 생각해보고, 그 기술을 선도해온 두 사람의 이력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진보를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쪽엔 샘플링 레이트를 관리하는 기술에 있어서 훨씬 발전된 솔루션을 제안하는 바, 바로 리얼 타임 싱크로나이제이션이라는 테크노롤로지다. 쉽게 이야기해서 각종 데이터를 리얼 타임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관한 화이트 페이퍼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차원 자체가 다른 기술력이라고 보면 좋다. 
  
물론 아날로그쪽에도 훨씬 진보적인 기술이 들어갔음은 당연지사. 예를 들어 얼마 전에 발표된 프리앰프의 경우, 핵심 컨셉은 광대역 주파수에 대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역을 넓히면 그만큼 노이즈가 많아진다. 이것을 어떻게 관리하면서 그룹 딜레이를 처리하냐도 관건이다. 그룹 딜레이라는 것은 특정 대역이 다른 대역보다 뒤늦게 전달되는 것이다. 특히 저역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고역도 만만치 않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시물레이션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을 관리하는 툴(tool)이 문제가 된다. 또 이를 알고 새로운 토폴로지를 이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자꾸 들어가게 되면 머릿속이 복잡해지니 이쯤 해두겠다. 최신 프리는 그런 숱한 장벽을 넘어서서 독자적인 기술을 장착한 제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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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Precision 최초의 프리앰프인 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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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출시 된 플래그십 파워앰프 M1


최근에 포노 앰프를 발매한 이후, CH는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아마 인티앰프가 나오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아무튼 플로리안의 경우, 늘 설계하고, 테스팅하고 게다가 비즈니스 트립까지 병행해야 하니 정말 정신이 없다. 그러므로 휴가가 있으면 되도록 멀리 사라진다. 휴대폰을 꺼두고, 컴퓨터와는 담을 쌓고, 남미의 어느 시골에서 트래킹이나 워킹을 한다. 인생의 깊이를 알고, 묘미를 즐길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있다 하겠다. 또 그런 체험이 제품이 정확히 반영되는 것도 불문가지. CH를 알면 알수록, 오디오에 대한 취미도 깊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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